Clarity
서품식을 치르고 작은 교구 소속으로 활동한 이십여 년 간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그레이 신부는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한 마디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정해져 있다면, 자신은 이미 그 이상의 사람들을 지켜보았다고. 그러나 그레이 신부는 이 말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로 맹세한 자는 신의 말을 대변하고, 신의 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신념 하나로 고해실을 지켜온 그레이 신부지만, 교구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그는 성당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을씨년스러운 건물이 겨우 자리한 오지의 마을에 몸을 의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레이 신부는 그 과정에서 어떤 불만의 표시도 없이, 그저 묵묵하게 얼마 안 되는 짐을 꾸려 열차에 올랐다. 비록 그 숫자는 적어도, 어디에나 죄인은 있고 신부를 찾아오는 이가 있을 테니까.
새로 자리 잡은 마을에서 그레이 신부는 늘 해왔던 대로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성당의 내부를 정돈하고 혼자 새벽 미사를 진행했다. 그 후 소박한 아침 식사가 끝나면 몇 안 되는 이들을 위해 고해실의 문을 열어두었다.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면서 고해실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은, 그레이 신부가 신을 대신해 죄를 사했던 이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선량했다. 고작해야 이웃의 작은 물건을 탐내어 훔치고,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 돌아오는 길에서마저 괴로워하는 이들. 그런 이들과 얇은 벽을 두고 이야기하다 보면, 그레이 신부는 가끔 그런 일은 죄가 아니라고 말해버리고 싶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을에 있는 유일한 신의 대변인으로서 인내심을 발휘하여 말하곤 했다. 신께서 당신을 용서하실 겁니다. 당신이 어떤 죄를 범했다고 해도,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대개의 경우, 그레이 신부의 말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고해실을 나가는 사람들을 그려볼 수 있었다. 흐느낌도 떨리는 목소리도 사라진 고해실 안에서, 그레이 신부는 오랫동안 눈을 감고 기도했다. 죄를 씻은 이들에 대한 걱정과 축복의 기도이거나, 이 작은 마을 안에서도 일어나는 죄에 대한 슬픔을 정리하는 그런 기도였다면, 그레이 신부의 삶은 계속해서 조용하고 평온했을 것이다. 훗날의 그레이 신부는 그 날들에 대해 ‘한때’라는 말로 일축했다. 한때는 그런 기도를 했었지.
어쩌면 오랫동안, 고해실 안에서 신에게 기도를 올리면서 그레이 신부는 더 깊고 큰 죄를 마주하는 날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만나왔던 이들보다 더 농후하고 피비린내 나는 죄를 머금은 이를. 성당의 문을 걷어차서 그의 평온함을 부수고 멱살부터 잡아 올리는 순간을 기다렸기에, 그레이 신부는 잭과 레이첼을 조우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성당을 찾아오는 이가 없었기에, 그레이 신부는 성당의 문을 일찍 잠가두고 예배당의 의자에 앉아 성경을 묵독하고 있었다. 열 시가 되었을 때, 거세지는 빗줄기 소리에 그레이 신부는 잠에서 깨어나듯 고개를 들고 책을 덮었다.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다. 고해실과 예배당의 문을 잠그고, 불이 깜박거리는 복도를 지나 성당의 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하려는 찰나, 그레이 신부는 문 너머에서 두 개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가 거세게 내림에도 제법 끊기지 않고 들리는 것을 보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문 바로 앞에 서 있는 듯 했다. 으르렁거리듯이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와, 다소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는 그레이 신부가 누구시오, 라고 말을 건네자 거짓말처럼 뚝 끊겼다. 빗소리만이 이어졌다.
신부는 천천히 성당의 문을 열었다. 늦은 시간이지만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을 연 그레이 신부의 앞에 선 두 인물은 처음 보는 이들이었다. 후드를 깊게 눌러 쓴 키가 큰 남자와, 어쩐지 우울한 눈빛을 가진 금발의 소녀가 그레이 신부를 바라보았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신부는 남자의 후드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양 옆으로 튀어나온 것을 깨달았다. 남자의 뒤로 비에 젖어 엉켜 있는 검은 털뭉치가 솟아나 있는 것도. 소녀가 그레이 신부를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 안녕하세요.
무슨 일, 이라고 신부가 말을 꺼내는 순간, 남자가 번개같이 달려들어 신부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 뭘 쳐다봐, 죽고 싶냐!
남자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얼굴과 손에는 새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비에 젖은 짐승 특유의 냄새가 그레이 신부에게 훅 끼쳤다. 기다려, 잭! 소녀가 남자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남자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을 풀고 물러났다.
- 한 번만 더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 진짜 죽여 버린다.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신부는 겨우 숨을 가다듬고 옷매무새를 바로잡았다. 자네들은 누군가. 신부의 말에 남자는 귀찮은 듯 고개를 돌려버렸고, 이번에도 소녀가 입을 열었다.
- 저는 레이첼 가드너, 이쪽은 잭이에요. 우린 대니 선생님의 소개로 왔어요.
대니. 다니엘 디킨스. 실로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었다. 그레이 신부는 한숨을 내쉬었다. 붕대를 감은 남자와 금발의 소녀.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이 조합을 받아들여도 될지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는 없었지만, 대니라는 이름을 모른 척 하기는 어려웠다.
- 계속 비를 맞을 수는 없으니, 일단 들어오게.
레이첼과 잭은 어떤 인사도 없이 성당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예배당까지 가는 동안, 잭과 레이첼에게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젠장, 다 젖어버렸잖아. 이따금씩 잭의 불평이 침묵을 깨트리곤 했다.
* * *
수화기 너머의 대니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신부님. 역시나 잭이 폐를 끼쳤군요.
잭의 난폭한 행동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별 도리가 없다는 투였다. 잭과 레이첼을 받아들인 후, 이틀이 지났지만 둘 중 아무도 자세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레이 신부는 잭의 후드 모양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그 속에 마치 늑대처럼 털이 북슬북슬한 귀가 숨겨져 있기 때문임을 알았지만, 자신과 마주할 때마다 빳빳하게 꼬리를 세우며 경계하는 잭에게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레이첼은 빈 방에 틀어박혀 식사 때를 제외하고 거의 나오지 않았기에, 그레이 신부는 대니에게 전화를 거는 편이 더 빠르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 그 둘을 왜 나에게 보낸 건가?
잠시 침묵. 그레이 신부는 대니가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 신부가 대도시의 성당에서 지낼 무렵, 현직 카운슬러였던 대니가 그를 찾아왔다. 대니의 눈에 대한 집착과, 이미 집 안 곳곳을 장식한 많은 눈에 대한 설명은 그레이 신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그는 신의 사자로서 모든 것을 사해주었다. 몇 차례의 고해성사가 이어지면서, 대니의 집은 더 많은 눈으로 채워졌다. 그레이 신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대니가 마음에 드는 환자의 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럼에도, 그레이 신부는 용서했다.
마지막 고해성사에서 대니는 그 어느 것보다도 마음에 드는 눈을 찾았노라고 털어놓았다. 그레이 신부는 그 때 처음으로 대니에게 물었다. 그 눈도 가질 생각인가? 그 때의 대니는 오랜 시간 침묵한 끝에 대답했다. …지금은 좀 어렵겠지만요. 큰 개가 지키고 있으니까요.
지금에 와서 잭과 레이첼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고, 그레이 신부는 대니의 대답을 기다리며 생각했다.
- …레이첼이나 잭의 입으로 듣기는 어려울 테지요, 신부님. 둘에게는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경찰과, 잭의 종족 둘 다에게 쫓기고 있어요. 제가 둘을 숨기는 것보다 신부님이 계신 곳에서 보호하는 편이 더 안전할 테니까요.
- 둘 다에게 쫓긴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 그건….
대니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부모님 대의 인연으로, 잭과 대니는 알고 지내는 사이었으나 잭의 난폭한 성격과 행동으로 인해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화재로 인해 부모님을 잃고 큰 화상을 입은 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되었고, 오랜 시간이 흘러 대니의 앞에 레이첼과 함께 나타났다. 자초지종을 묻는 대니에게 잭은 아주 짧게 대답했다고 한다. ‘주웠다.’ 그 한마디가 잭에게서 알아낼 수 있는 전부였다.
결국 대니는 카운슬러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레이첼과 이야기를 시도했고,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잭과 레이첼이 함께하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며 그레이 신부는 비로소 레이첼이 마지막 고해성사에서 대니가 말했던 ‘눈’의 주인공임을 확신했다. 잭은 실종되었던 시기 동안 살인을 저지르며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녔고, 마침내 타겟으로 삼은 인간이 레이첼의 부모, 가드너 부부였다. 그러나 정작 잭이 가드너 부부의 집을 방문했을 때, 부부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 …레이첼은 기억을 덮으려고 하지만, 부모 중 한 명은 레이첼의 손에 살해당했어요.
그 말을 내뱉으며 대니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레이 신부는 그 한숨에 약간의 기쁨이 섞여 있는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 평생을 찾아 헤맨 최고의 작품을 비로소 손에 넣은 수집가처럼, 대니는 분명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레이첼의 푸른 눈은 공허하고, 아름다웠어요. 대니가 작게 중얼거렸다.
잭과 레이첼을 숨겨주는 대신, 카운슬링이라는 명목 하에 대니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잭과 레이첼은 어떤 ‘약속’을 했고, 그 약속으로 인해 둘은 떨어질 수가 없었다. 한동안 대니는 레이첼의 눈을 손에 넣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그 때마다 잭이 훼방을 놓는 바람에 대니의 계획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레이첼의 눈을 볼 때마다, 대니는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의지로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대니에게 있어 눈엣가시인 잭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밤낮으로 고민한 끝에 대니가 내린 결정은 가드너 부부 살해 용의를 잭에게 돌리는 것이었다. 어차피 잭은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레이첼의 실종과 더불어 혐의를 추가할 수 있었다. 비겁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신부님? 그레이 신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니와의 통화는 분명 신부에게도 흥미가 있었으니까.
혐의가 더해지면서, 잭의 종족 내에서도 모종의 논의가 이루어진 듯 했다. 한밤중에 대니의 집을 습격한 이들은 잭과 같은 꼬리와 귀를 가지고 있었고, 필요 이상의 인간을 해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들은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은둔하면서 나름대로 인간과 공존하는 방식을 선택했기에, 잭의 행위는 그들의 생존에도 위협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니는 그 때에, 잭과 레이첼을 그레이 신부에게 맡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레이 신부가 있는 곳은 인적이 드문 마을, 잭의 뒤를 쫓는 이들이 눈에 띄지 않고 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를 그런 계획에 끌어들인 건가.
- 죄송합니다, 신부님. 하지만 잭을 잘 지켜보면, 신부님이 원하는 것을 얻을 지도 모릅니다. 신부님도 보셨다시피 그는 살인마. 많은 죄를 지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겁니다. 무고한 생명이 죽어나가도록, 신부님은 방치하지 않으시겠지요?
- 하지만, 잭 또한…,
용서받을 수 있는 하나의 존재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레이 신부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붕대를 감은 손이 신부에게서 수화기를 뺏어들었다. 검은 꼬리를 빳빳하게 세운 채, 잭이 수화기 너머의 대니를 향해 소리쳤다.
- 대니 너 이 새끼, 죽여 버린다! 가만두지 않겠어!!
- 잭?
- 그래, 나다!! 그 짜증나는 안경이랑 같이 죽여 버릴 테니까, 눈깔 잘 닦고 있으라고!
잭이 수화기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그 기세에 선이 딸려오며 전화기의 몸통도 함께 박살이 났다. 그레이 신부는 잭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앞에 서 있는 잭은 분명 연쇄 살인마였고, 인간이 아닌 존재일뿐더러 몹시 화가 나 있음에도 신부는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니의 이야기는 충분히 신부의 마음 속 깊은 욕망을 자극했던 것이다. 씨근거리던 잭이 시선을 눈치 챘는지 그레이 신부에게 화살을 돌렸다.
- 이봐, 저 새끼랑 한패냐?
어디서부터 들은 것일까. 그레이 신부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 패라고 하면,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모호해지고 만다. 씨발, 말을 하라고!! 잭의 외침은 예배당의 둥근 천장에 부딪쳐 작게 메아리를 남겼다. 그레이 신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더없이, 평온하게.
- 자네는 왜 레이첼을 죽이지 않는 건가?
- …뭐?
- 대니와 나의 대화를 들었겠지. 대니의 계획에 나는 아직 어떤 감정도 없네. 다만 궁금할 뿐이야.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들었는데, 왜 레이첼 가드너는 살려둔 것인가?
잭의 꼬리가 수그러들었다. 호흡도 점차 가라앉았다. 그레이 신부가 보았던 어떤 모습보다도 잭은 침착하게 대답을 고르는 것처럼 보였다.
- 알면 뭐, 어쩔 테냐?
- 자네들을 계속 여기에 있게 해도 괜찮을지, 생각해 보겠지.
- ….
- 아니면, 레이첼 가드너에게 직접 물어야 하는가?
- 시끄러워! 제기랄, 어쩐지 은신처를 알려준다고 할 때부터 수상했어. 대니와 알고 지낸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둘이서 재수 없는 소리나 하고 말이야.
- 그래서, 나를 죽일 텐가?
- …왜 안 할 거라고 생각하냐?
잭이 손을 뒤로 돌렸다. 주머니에서 꺼내든 나이프는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었지만, 아직 반짝이는 부분이 남아 있었다. 이걸로도 한 명은 충분하다고. 잭은 그레이 신부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달려들지는 않았다. 그레이 신부는 침착했고, 그 태도가 잭에게 있어서 섣불리 칼을 휘두를 수 없게 만들었다. 안 할 건가? 신부가 양 팔을 벌렸다. 잭은 신부의 눈을 한참 바라보다가, 못마땅한 얼굴로 나이프를 되돌려놓았다.
-네놈도 그 녀석처럼 눈이 재미가 없어.
- …레이첼 가드너를 말하는 건가.
-닥쳐. 안 죽인다는 뜻은 아니니까. 또 수상한 짓거리를 하면, 진짜로 죽일 테다.
발소리도 내지 않고, 잭은 그대로 예배당을 빠져나갔다. 혼자 남은 그레이 신부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듯 부서진 전화를 내려다보았다.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레이 신부는 많은 인간들을 만났고, 그 중에는 신부를 해치려고 한 이도 있었으나, 모두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잭과 레이첼은 어떤가. 그레이 신부는 천천히 생각을 정리했다. 대니, 잭, 레이첼.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한 명이 남아 있다. 잭과 대니 모두 레이첼 가드너와 연관되어 있고, 그 소녀의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신부는 조만간 레이첼과 따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이 모든 일에서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둘러야 할 것이다. 잭의 종족은 후각이 발달해 있다고, 대니가 흘리듯이 말했으니까. 그레이 신부는 부서진 전화기의 잔해를 수습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후 미사 준비를 시작했다. 레이첼을 찾는 것인지, 잭의 목소리가 멀리서 울리고 있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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